우리나라 대표 과일 가운데 하나인 배의 재배면적이 10년만에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주요 과수 실태 파악을 위한 심층 조사 연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배 재배면적은 1만837㏊로, 2007년 2만2천563㏊보다 52%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배 최대 주산지는 전남으로, 재배면적이 3천62㏊에 이르고 전체의 28.3%를 차지했다. 이어 충남 2천534㏊(23.4%), 경기 2천65㏊(19.1%), 경북 1천309㏊(12.1%), 경남 759㏊(7.0%) 등으로 나타났다.
재배면적이 가장 많이 감소한 지역은 경북으로 74%나 줄었다. 다음으로 충북 66.9%, 전북 56.2%, 경북 55.2%, 경기 54.4% 등 순으로 감소율이 높았다.
보고서는 “지난해 전남·충남·경기 3개 도의 재배면적이 전체면적의 70.7%에 달하는데, 이는 2007년 61.8%보다 8.9%나 높아진 것으로, 재배 집중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전체 배 재배면적이 최근 10년간 연평균 7.1%씩 감소한 것은 도시 개발과 다른 작목으로의 전환, 배 수요감소에 따른 농가 수익성 악화 등이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이와 더불어 10년 사이 ‘신고배’ 품종으로의 재배 집중 현상도 크게 나타났다.
2007년에는 신고 품종이 전체 79.9%를 차지한 데 이어 ‘원황’, ‘장십랑’, ‘화산’, ‘추황배’, ‘황금배’, ‘감천배’, ‘풍수’ 등도 낮게나마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신고배만 86.3%를 차지, 무려 6.4%나 증가했다.
배 재배면적은 감소했지만 수출량은 오히려 10년 내 최고치에 근접하는 추세를 보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수산식품수출지원정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배 수출량은 2009년 2만7천235톤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2012년 1만5천709톤까지 감소했다가 2013년 2만163톤 수출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해 지난해 2만7천217톤까지 늘었다.
이같은 수출성적에도 재배면적이 감소한 것은 그만큼 국내 시장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증거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과일 트렌드가 오렌지·바나나·포도 등 ‘깍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과일에 대한 선호도 높아진데다 주로 명절에나 제수용 또는 선물용으로 소비하는 과일로 인식하는 측면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몇 년간 일찍 찾아온 추석에 대비해 출하시기를 단축시키기 위해 생장촉진제를 맞히면서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와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선물 수요가 줄어든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