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해 감염경로 야생멧돼지를 포획, 개체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야생멧돼지 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잇달아 검출되면서 담당부처인 환경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멧돼지 포획 관련 업무를 농림축산식품부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농축산연합회,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지난 1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책과 관련해 수수방관하는 환경부를 성토하는 한편 멧돼지 근절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전국 양돈농가의 사활이 걸린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됐다”며 “아직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소비위축으로 인한 돈가 하락은 양돈농가를 더욱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이들은 멧돼지가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는 유해동물인 데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요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환경부는 잘못을 시인하고,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멧돼지를 소탕해 농가와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살처분 반경 500미터 준수 등 긴급행동지침(SOP) 규정대로 시행 △살처분 정책에 희생된 농가에 대한 합리적 보상책과 재입식 약속 선행을 정부 당국에 요구하는 한편 환경부가 책임지고 야생멧돼지 전부 포획 및 사살 지침을 즉각 시행하라고 외쳤다.
임영호 농축산연합회장은 “비무장지대를 비롯해 민통선 인근의 멧돼지 사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다”며 “축산단체와 농가들은 일찌감치 방역의 중점을 멧돼지 관리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음에도 환경부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해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김홍길 축산단체협의회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한돈농가들의 아픔과 고통을 정부는 모르는 것 같다”며 “애지중지 키운 돼지를 하루아침에 처분해야만 하는 농가의 고통을 줄이고 조기 종식을 위해 지금은 정부가 야생멧돼지 대책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태식 대한한돈협회장은 “9월 17일 발병 이후 한 달째 농가들은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까지 야생멧돼지 일곱 마리 사체에서 모두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감염경로가 확실해 보인다”며 “멧돼지는 축산뿐 아니라 모든 농가에 피해를 주고 시민에게도 위협이 되는 만큼 환경부는 즉시 대책 시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은 “중국과 북한에 발병했을 때 우리는 잔반 금지와 멧돼지 대책만 제대로 수행해도 발병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가만있다가 정부는 농가를 탓하고 있다”며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는 지금이라도 멧돼지 퇴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은 “환경부가 부처 몸집을 확대하면서 농식품부 정책에 관여하고, 멧돼지도 환경문제 삼아서 환경부가 다뤄야 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멧돼지에 대해 우려와 경고를 했음에도 무관심과 무책임으로 일관한 환경부보다는 신속 대응을 위해 농식품부가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